첫 하프 마라톤 준비, 목표 기록과 페이스 정하는 법

10km를 몇 번 달려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목표로 하프 마라톤(21.0975km)을 떠올리게 됩니다. 거리만 두 배가 조금 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페이스 배분과 준비 방식이 꽤 달라집니다. 첫 하프를 무리 없이 완주하기 위한 목표 설정과 페이스 계획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단계: 지금 내 10km 기록부터 확인하기

목표를 세우려면 출발점이 필요합니다. 최근 한 달 안에 10km를 쉬지 않고 달린 기록이 가장 좋은 기준이에요. 대회 기록이 있다면 가장 정확하고, 없다면 평지 코스에서 최선을 다해 달린 기록을 쓰면 됩니다.

10km 기록을 리겔 공식에 넣으면 하프 예상 기록을 구할 수 있습니다.

10km 기록하프 예상 기록하프 예상 페이스
50분약 1시간 50분1km당 약 5분 14초
55분약 2시간 1분1km당 약 5분 45초
60분약 2시간 12분1km당 약 6분 16초
70분약 2시간 34분1km당 약 7분 19초

다만 이 값은 하프 거리에 맞는 훈련을 마쳤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기록입니다. 아직 15km 이상을 달려 본 적이 없다면, 첫 하프에서는 예상 기록보다 5~10분 정도 여유를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2단계: 첫 하프의 목표는 ‘완주 + 고른 페이스’

첫 하프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출발 분위기에 휩쓸려 10km 대회 페이스로 달리다가 15km 이후에 급격히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첫 대회의 목표는 기록보다 끝까지 비슷한 페이스로 완주하는 것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목표 페이스는 다음처럼 정해 보세요.

  1. 10km 기록으로 하프 예상 기록을 구합니다.
  2. 처음이라면 예상 기록에 5~10분을 더해 목표 기록으로 정합니다.
  3. 목표 기록을 21.0975km로 나눠 목표 페이스를 구합니다.

예를 들어 10km를 55분에 달리는 사람이라면, 예상 기록 2시간 1분에 여유를 더해 2시간 10분을 목표로 잡을 수 있습니다. 이때 목표 페이스는 1km당 약 6분 10초입니다.

3단계: 구간 통과 시간을 미리 적어 두기

목표 페이스가 정해지면 5km마다 언제 지나가야 하는지 계산해 둡니다. 1km당 6분 10초라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간통과 시간
5km30분 50초
10km1시간 1분 40초
15km1시간 32분 30초
20km2시간 3분 20초
결승(21.1km)약 2시간 10분

이 시간을 휴대폰 메모에 적어 두거나 종이에 써서 손목에 붙여 두면, 대회 중에 너무 빠르거나 느린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계 화면에 현재 페이스만 보고 달리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페이스를 지킬 수 있어요.

4단계: 10~12주 준비 과정

이미 10km를 달릴 수 있다면, 보통 10~12주 정도 준비하면 하프를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습니다. 주 3~4회 달리기를 기준으로 한 일반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 달리기(주 2~3회):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편한 속도로 5~8km를 달립니다. 하프 목표 페이스보다 1km당 1분 안팎 느린 속도면 충분합니다.
  • 장거리 달리기(주 1회): 주말에 한 번, 천천히 오래 달립니다. 10km에서 시작해 12주마다 12km씩 늘려 대회 2~3주 전에는 16~18km까지 달려 봅니다. 한 번에 거리를 크게 늘리기보다 조금씩 늘려야 부상 위험이 줄어듭니다.
  • 페이스 연습(격주 1회): 기본 달리기 중 3~5km 정도를 목표 페이스로 달려 몸에 그 속도를 익힙니다.
  • 회복 주간(3~4주마다): 거리를 평소보다 20~30% 줄여 몸이 적응할 시간을 줍니다.
  • 테이퍼링(대회 전 1~2주): 훈련량을 줄이고 충분히 쉬어 대회 날 다리를 가볍게 만듭니다.

훈련량이 늘면 하루 소비 칼로리도 크게 늘어납니다. 체중 감량을 함께 하고 있다면 장거리 훈련 날에는 섭취를 줄이기보다 탄수화물과 수분을 충분히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5단계: 대회 당일 페이스 운영

  • 처음 3km는 목표보다 천천히: 출발 직후에는 사람이 많아 속도를 내기도 어렵고, 몸이 풀리기 전이라 무리하기 쉽습니다. 목표 페이스보다 1km당 10~15초 느리게 시작하세요.
  • 10km까지는 참는 구간: 몸이 가볍게 느껴져도 목표 페이스를 넘지 않도록 합니다. 하프는 후반 6km에서 기록이 결정됩니다.
  • 15km 이후 여유가 있다면 조금씩 올리기: 후반이 전반보다 빠른 네거티브 스플릿이 가장 이상적인 페이스 운영입니다.
  • 급수대는 빠짐없이: 목이 마르기 전에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급수대 위치와 간격은 대회마다 다르니 대회 요강에서 미리 확인하세요.

대회마다 제한 시간이 있다는 점도 꼭 확인하세요. 하프 마라톤은 보통 2시간 30분~3시간 안팎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대회마다 다르므로 신청 전에 요강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회 전 체크리스트

  • 대회 2~3주 전에 16km 이상을 한 번 이상 달려 봤나요?
  • 대회에서 신을 신발과 옷을 장거리 훈련 때 미리 입어 봤나요? 새 신발은 물집의 원인이 됩니다.
  • 목표 페이스와 5km 구간 통과 시간을 적어 두었나요?
  • 출발 2~3시간 전에 소화가 잘되는 아침을 먹을 계획인가요?
  • 대회장 가는 길, 물품 보관 위치, 출발 그룹을 확인했나요?

내 목표 페이스 계산하기

러닝 페이스 계산기에 최근 10km 기록을 넣으면 하프와 풀코스 예상 기록이 바로 나오고, 목표 페이스를 넣으면 완주 시간과 5km 구간 통과 시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대회라면 예상 기록에 여유를 더한 목표로 계산해 보세요.

참고 자료

  • Peter Riegel, 「Athletic Records and Human Endurance」 (1981)
러닝 페이스 계산기